토스 머니북 기획자에게 직접 들은 '레퍼런스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방법
오늘은 애정하는 모임인 LBCC에서, 토스 머니북을 기획하신 콘텐츠 마케터 '김수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리팀도 최근 백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출판까지 앞 둔 지금 국내에 없던 레퍼런스를 만들고 엄청난 브랜드 파워를 인증한 토스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바로 쏠랑 신청했고, 운 좋게 선정되었다.
덕분에 총 11개월이라는 여정동안 8명 + @의 p;ㅠ이 들어간 토스 머니북 브랜드 캠페인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이야기를 열심히 기록했다.
토스는 왜 '책 '을 선택했을까?
막 이직하고 바쁘게 살던 5월, 뜬금없는 소식을 하나 접했다. 바로 토스가 책을 출간한다는 사실.
나는 토스 앱의 유저로서 되게 신기한 마케팅이다 생각하고 주의깊게 보고 있었는데, 글쎄 온갖 채널에서 샤라웃되면서 엄청나게 팔리더니 서울도서전에서도 가장 히트한 브랜딩으로 언급되는것이 아닌가!
그제야 나도 부랴부랴 뒤쳐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머니북을 구매해서 읽어보았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토스의 타겟고객의 문제를 넓게 해결해줄 수 있는 유형신뢰자산을 정말 잘 구축하고, 이를 토스답게 해결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것이다! (말투 왜이렇게 로봇같지?)
그리고 동시에 이런 의문이 들었다. 온라인 , 앱 마케팅 잘하는 토스가 왜 굳이 책을 선택했을까?
1)금융 브랜드로서의 정체성 강화
- 단순한 송금 앱을 넘어 종합 금융 브랜드로의 도약
- 금융 생활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로서의 포지셔닝
- 전문성과 신뢰도를 한 권의 책을 통한 효과적 전달
2)오프라인 채널 확장의 필요성
- 디지털 접점을 넘어선 물리적 브랜드 경험 제공
- 앱으로만 존재하던 브랜드에 실체를 부여
- 사용자가 직접 만지고, 소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유형 자산 필요성 대두
3)사회적 가치 창출
-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의미 있는 임팩트를 만들기
- 수익금 전액 기부를 통한 선순환 구조 구축
-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적으로 보여줌
토스의 경우, 1020에서 무한 지지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30+의 경우, '토스'를 알고있지만 실질적으로 주거래은행으로 사용하는 빈도는 기존 금융 레거시 산업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런 측면에서 2030, 혹은 '금융'을 다루는 모든 사람들을 타겟하여 토스의 직관적이고 쉬운 UI와 비슷한 맥락으로 금융이라는것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조력자로의 포지셔닝을 고려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서 놀랬다. '진짜 고객에게 도움을 주는 콘텐츠'구나 하고.
또한 친숙하지만 뭔가 일상생활에선 접할 수 없던 브랜드의 가치를 유형자산화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을 실제 금융약자에게 기부하며 만든 선순환구조도 정말 놀라웠다. 정말 일을 잘하는 회사는 이렇게 하는구나 더 느끼게 되는 계기였달까?
그래서 '책'이라는것은 브랜드의 직관적인 내용을 담기도, 또 텍스트 기반의 프로덕트로서 어떤 가치를 전달하기도 정말 좋은 전략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레퍼런스가 없는 상태에서 직접 레퍼런스를 만드는 프로세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책을 낸 브랜드는 항상 존재했지만, 이정도의 파급력이 느껴지던 책이 있었는가? 적어도 주니어 마케터인 내 입장에선 별로 없었다고 생각한다.
토스 팀 또한 이런 고민이 있었을 것이고, 기존 회사가 책으로 성공한 브랜드 캠페인에 대한 벤치마크가 크게 없었을 것 같다. 이런 레퍼런스가 없는 상태에서 개척자로서 레퍼런스를 만드는 프로세스는 어땠을까?
1)콘텐츠 기획 단계
먼저 콘텐츠 기획 단계의 경우, 우리 모두 금융 생활을 하며 살아가기에 실제 타겟고객들에게 유저 서베이를 통해 실제 금융고민을 파악했다고 한다. 그 다음 100개의 핵심 질문을 구성하여 구조화 하고, 2030세대를 메인 타겟으로 설정하여 그들의 니즈에 맞춘 집, 투자, 대출, 내집마련등의 키워드를 뽑아 콘텐츠를 구성했다고 한다.
2)제작 및 디자인
실제로 출판부터 디자인까지 외부에 맡기지 않고 직접 출판업까지 등록하며 토스 내부에서 소화했고, 이 덕분에 심플하고 직관적인 디자인 철학이 반영될 수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직관적이면서 소장가치가 있는 디자인을 추구했고, 패키징부터 냉요까지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실제로 뜯자마자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생활 안내서'라는 문구가 바로 보인다. 약간 애플마냥 변태적이라고 생각한 부분)
그리고 판매 전략또한, '소장가치'가 있게 오프라인 중심으로 확장해나아가는 전략을 꾀했다고 한다. 먼저 토스 내부의 토스페이 선판매로 토스 로열 유저를 우선공략하고, 29cm와 협업한 리미티드 에디션 판매로 주요 공략층인 2030(MZ)세대의 접점을 확보했으며 이후 국내 3대 서점 입점으로 대중 접근성을 강화하고, 이후 owned media 및 마이크로인플루언서 /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하여 각 채널별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고 한다.
또한 오프라인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성수동 팝업스토어 운영을 통해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고, 서울국제도서전 참가로 브랜드 존재감 각인시켰다. 내가 '읽어야겠다'라는 위기감(?)을 느낀것도 이 덕분인데, 정말 타겟고객과 책이라는 특성을 고려한 확장향 브랜딩이 참 잘하는곳이구나 느꼈다.
내가 머니북에서 느낀것
머니북을 읽고, 또 머니북의 브랜딩 캠페인을 구경하고, 매체로 접하면서 느낀게 명확하게 있다. 바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의 제공' 측면에 있다.
먼저 디자인과 접하게 되는 매체마다 모든 접점에서 '토스다운'경험을 제공하는것에 한몫한다. 어떤 브랜드 색깔이 브랜딩 캠페인에서 떠오른다는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수 많은 대행사와 브랜드가 콜라보를 하고 팝업을 하더라도, 어떤 대명사와 브랜드가 동일시되는 경험은 없다. 거의 인바디(체수분계측기)나 데일밴드정도의 네임드가 아니면..
근데 토스는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통해, 적어도 나같은 토스 유저들과 토스를 잊고 살았던 고객들에게는 앱을 한번 더 들어가본다던가 토스 카드를 발급받게 하는 잠재적인 브랜드 가치를 크게 창출해낼 수 있었다. 이런 일관되고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은 '토스다운' 하나의 톤앤매너로 디자인, 콘텐츠, 마케팅이 통일되고,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선 통합적인 브랜드 경험을 구현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암튼 넘 대단하다.
회사를 설득한다는 것, 결국 우리가 설득할만한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자신감
그래서 나는 데이터와 정량화를 선호하는 그로스마케터이기 때문에, '설득'과 '성과측정'법이 상당히 궁금했다. 나도 브랜딩을 좋아하고 선호하지만 항상 잠재적인 가치와 인지도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 성과를 측정하기 상당히 어려운데, 이 정도의 브랜딩 캠페인이면 어떻게 회사를 설득하고 했을까 하는 마케터로서 모두가 하는 고민(?ㅠㅠ)
그랬더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바로 '벤치마크가 존재하지 않는 KPI들을 만들어 낼거라는 자신감'. (와우. 개멋져..)
일단 토스 머니북이 달성한 성과는 아래와 같다.
1)정량적 성과
- 초기 목표 1만부를 크게 넘어선 10만부 이상 판매
- 도서전 평균 60분 대기열 형성
-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등극
2)정성적 성과
- 브랜드 신뢰도 및 전문성 강화
-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존재감 확립
- 긍정적 추천(레퍼럴) 효과 창출
사실 금융, IT, 스타트업의 선봉주자인 토스가 이런 캠페인을 하면서 겪는 부담감도 상당했을것이다. 토스다워야하며, 회사의 압박도 있었을것이다.
사실 벤치마크라는것은, 회사의 위험성을 줄이기위한 수단에 가깝다. 실패를 하고 싶지 않고, 하지 않아야 하며, 그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는일로 레퍼런스를 많이 찾게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머니북 TF팀은 기존에 없던 KPI를 직접 만들어냄으로서 브랜드 캠페인의 성과를 증명했다. 이 부분에 무릎을 탁 치면서, 정말 멋있었다.
마치며
그래서 오늘 모임에서는 뭘 얻었고, 앞으로 어떻게 활용해보면 좋을까?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다.
1)과감한 실행의 중요성
- 완벽한 기획보다는 시장 반응을 보며 발전시키는것이 더 좋다(by..제프베이조스)
- 과도한 시뮬레이션은 실행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by 호명사회)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솔직히 실패해도 어쩔 수 없다. 해내야지)
2)새로운 성과 측정 방식
- 전통적인 KPI를 넘어선 새로운 가치 측정이 필요할때도 있다. 너무 얽매이지 말자.
-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 경험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심을 통해 사고리더십을 창출하자.
- 장기적 관점의 브랜드 가치를 고려하자.
오늘 말로만 듣던 토스의 머니북 프로젝트의 비하인드를 들어보니, 디지털 브랜드의 오프라인 확장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정말 좋은 사례라고 생각했다. 완벽한 준비보다는 과감한 실행이, 보편적인 접근보다는 차별화된 시도가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또한 좋았다. 참.. 스타트업의 정신인데 정말 선순환적인 TF 그 잡채?
앞으로 나도 너무 벤치마크와 레퍼런스에 집착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브랜드만의 고유한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나저나 이제 2025 마케팅 계획 해야하는데 어쩌지? ㅎㅎ
그럼 오늘도 감사합니다. 이만, 안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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