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기분 -일과 삶을 돌보는 태도에 대하여                                                           

[Anna's book club] 좋은기분 : 일과 삶을 돌보는 태도에 대하여

[Anna's book club] 좋은기분 : 일과 삶을 돌보는 태도에 대하여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아이스크림집에서 찾다

나의 장점에 대해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늘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만, 나의 단점 중에서 남들과 늘 다르거나, 부족한 부분이 오히려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소스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예체능 출신의 비전공 마케터로서 항상 배움에 대한 욕망이 강했습니다. 또 이에 대한 니즈를 채우기 위해 정말 다방면으로 수 많은 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곧 '안나'라는 페르소나를 만들어냈습니다.

좀 특이한 아이스크림집, 녹기 전에도 그렇습니다. 이곳은 매일 메뉴가 바뀌고 , 심지어 메뉴도 제멋대로입니다. (참나물에 위스키까지?) 사장님은 말합니다. 메뉴를 매일 바꾸는 이유도 매일 똑같은 일을 하는 걸 못 견뎌하는 성격에서 시작된 것이고, 컵에 아무 디자인을 하지 않은 것도 디자인을 잘 못하겠어서 그냥 놔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녹전의 아이덴티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근데 오히려 힙으로 느껴지는,,)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여기는 왜 이상한 사장님이 이상한 아이스크림을 팔고, 근데 그게 왜 또 기분이 좋을까요? 그래서 직접 사서 읽고, 그 감정들을 기록해봤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수단일 뿐인 아이스크림 가게

출처 : 코오롱몰 OLO 매거진

녹기전에는 사실 아이스크림은 수단일 뿐인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사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은 바뀌어도 메세지는 영원히 남는 가게라고 해요.

더 나아가, 업종이 헷갈리는 가게로 남고 싶다고 합니다. 지금 녹기전에는 450여가지 메뉴, 매일 다른 구성으로 고객을 만납니다. 매일 다른 아이스크림을 만나는 이유는 본인이 지루한 걸 싫어하기 때문이였으나,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하루의 행복을 색다른 경험에서 찾고 또 매일 다른걸 고민하는 대신 녹기전에의 아이스크림으로 좋은 기분을 가져갑니다. 이처럼 아이스크림은 수단일 뿐인 아이스크림 가게, 제법 독특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스크림집 사장의 철학이 꽤나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요즘 베스트셀러를 보면, 어떤 방법론적인것 또는 철학을 인생에 반영하는법이 인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메시지의 본질'을 생각하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책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은 시간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대개 발생한 사건을 정확한 경험이나 사실로 기억하는게 아니라, 경험 속 기분으로 기억한다고 합니다. 어렸을적이 그리운 이유 또한 아무런 걱정 없이, 지금 돌아보면 사소한 걱정으로 뛰놀던 그때의 좋은 기분을 추억하는거라고 해요.

그래서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 수 있는것은 바로 주변사람들에게 '좋은기분'을 만들어낼 수 있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좋은 기분을 전하면, 그 기억은 분명 좋은 기억으로 남고 고객의 만족도를 올릴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 되는것이죠. 아래 내용은 해당 부분을 발췌한 내용입니다.

" 좋은기분(책)은 이를 관통합니다. 좋은 기분을 풀어쓰자면, 좋은 기분 > 좋은 氣,分 > 줗은 기를 나눈다고 정의할 수 있다. 기분이 안좋았던 손님이, 녹기전에에 와서 기분이 좋아져서 나간다."

즉, 인생의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스크림집의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 그리고 그들이 기분이 좋아져 나가는것. 이 사장님은 이걸 기분차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합니다.

출처 : Lazybirdcoffeeclub

기분차라는 단어, 정말 좋은 표현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찾아봤어요. 이 책에서 정의하는 내용은 손님이 좋아질 것을 미리 예상하고 우리를 통해 기분이 좋아지게끔, 나와 손님의 현재, 요즘, 지금의 상태를 궁금해하고 파악된 상태로부터 얼마나 나아질 수 있을 것인지를 가늠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좋아하는 일이 나의 기분차를 크게 만들어주고, 나의 기분차가 큰 일은 상대방의 기분차도 크게 만들어준다고 해요.

좋아하는 일이 나의 기분차를 크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기분차는 인생에 영향을 미칩니다. 좋은 기분이 만들어낼 수 있는 큰 연쇄효과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것은 곧, 우리가 나아질 수 있을 것인지를 가늠하는 것이라고 합니다.기분차를 의식하고 좋은 삶을 살면서 좋은 기분을 나누면 지속 가능한 가게들이 만들어지는것이죠.

마케터인 제가 SNS에 지친것은, 바로 이 '기분차' 였나봐요.

출처 : KBS뉴스

저는 이 구절에서 요즘 딜레마로 느꼈던 마케팅의 피로감을 깨우쳤습니다. 저는 제가 마케팅하는 행위가 그 사람이 진심으로 어떤것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필요에 의해 접해지길 바랍니다. 하지만 제가 매스컴에서 접하는것은 동의하지 않은 데이터들이 쌓인 알고리즘으로 피로한 콘텐츠만 노출이 됐죠.

그래서 최근 SNS를 줄이고 일에 많이 집중했습니다. 그러니 참 놀랍게도 저의 기분차가 좋아졌어요.

그렇습니다. 제가 지속가능하게 일을 할 수 있으려면 제가 좋아하는일을 통해 제 기분차를 긍정적으로 만들고, 그것이 곧 일과 삶에 긍정적인 사이클이 되며, 곧 제가 행복해지는 아주 선순환의 사이클에 탑승한것이죠.

성장 중독자가 선택한 '지속 가능한' 방법, 생장

출처 : 진짜 작년 본인 인스타 스토리

위 글에 이어서 저는 특히나 최근 '지속가능한 일의 형태'에 항상 정답을 갈구했고, 또 하나의 구절에 마음을 뺏겨버립니다.

  1. 멀리 보고, 느리지만 계속 간다.
  2. 계절의 변화를 의식하고, 사이클을 이해하며 순응한다.
  3.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위 사진처럼 작년, 제가 키우던 다이소산 방울토마토가 있었어요. 그 친구들이 줄기를 쭉쭉 뻗어 나갔고, 종이화분이 너무 작게 느껴지던 저는 무리하게 분갈이를 했습니다. 그 결과, 3일만에 한달넘게 키운 소중한 방울토마토가 죽어버렸어요.(ㅠㅠ)

여러분은 지금 어떤가요? 마치 고여있는 것 같고, 눈에 보이지 않는 느린 성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직이라는 기회로 삶에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지는 않나요?

이 책을 읽고 생장을 생각하게되며, 그때 일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무리하게 그들의 생태계를 해치지 말았어야 했고, 급한 마음으로 분갈이를 진행하지 말고 이미 한달넘게 자라온 사이클을 이해하며 순응했어야했죠.

그래서 생장이라는게 참 힘듭니다. 저처럼 성장의 달콤한 열매의 맛을 통해 스스로 스타트업에 있는 열정넘치는 사람으로서는 더욱 더.

자기 멋대로인 독후감을 마무리하며.

그래서 저는 이 책을 통해 뭘 얻었냐? 일과 삶을 돌보는 태도를 돌아봤습니다.

저는 성장이라는 어떤 상징적인 목표에 매달려, 지속가능한삶을 추구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것은 곧 부메랑으로 돌아왔고, 기나긴 슬럼프로 저를 이끌어 부정적인 기분차를 만들었죠.

하지만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생장을 알고 좋은 기분차를 내는법을 알며, 그 경험으로부터 자기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뭐랄까,, 이걸 제 뇌로는 알지만 글로 표현하기 참 어려웠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런 부분들이 많이 정리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을 삶에 지치신 분, 옛날 어린시절의 향수가 그리우신분, 독특한 아이스크림집이 궁금하신분, 일에 매몰되어 지친 직장인분들께 강력추천드립니다.

ENTJ인 저도 정말 기분좋게 책을 마무리했거든요. 간만에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