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가 경계해야할 것
*주의 : 이 글은 참 거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니어분들이라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우선적으로 공감이 갈것이며, 또 나의 거만함에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글입니다.
'직군에 허상에 갇힌 , 경험의 제한'
모든 마케터들은 스페셜리스트를 꿈꿉니다.하지만 회사에서 선호하는 마케터는, 어쩌면 제너럴리스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죠.
그렇습니다. 마케터는 직무가 참 다양합니다.퍼포먼스 , 콘텐츠, 그로스, 브랜드 등 ,,하지만 신입이나 주니어는, 자신이 가진 무기를 잘 알고있지 못하거나 또는 이해하지 못할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 글에서 정의하는 무기란, 내가 남들보다 잘한다고 생각하는 비교우위에 있는 나만의 강점일 수도 있으며, 또 내 커리어의 앞으로 찍어나갈 점들의 계속 된 선의 형태이기도 합니다.
마케터의 허수(?)판독기 : (신입) 브랜드 마케터
먼저 어그로 끌어서 죄송합니다. 당연히 허수는 아닙니다.
다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건, 이미 고도화 된 브랜드에 낭만을 품고 브랜드 마케터에 지원했다가 실상 하게되는 업무에 정말 많은 실망을 하게되시는 분들이에요.
저는 나이대에 비해 많은 경험들과 사람들을 만나봤다고 믿습니다. 그중에서도 직접 만나본 취업 준비생들, 그 중 마케터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특정지어 말하자면 대부분 60~ 70%가 29cm같은 브랜드 마케터를 희망합니다.
그렇게 이미 잘 알려지고 고도화 된 브랜드 마케터에 지원하고, 또 떨어져가며 그들이 왜 브랜드 마케터라는 직무가 '경력'을 요구하는지에 대한 불만을 품고 , 그것에 대해 또 토론하는 상황들을 종종 봐왔습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브랜드 마케터는 왜 경력이 필요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브랜드를 만든다는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할 줄 알아야 하는거고, 이를 내가 담당하는 브랜드에 가장 잘 맞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어서, 브랜드 마케터를 꿈꾸는 생각보다 많은 주니어들 또한 '직군의 허상'에 갇혀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경험들을 제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브랜드 마케터가 될거야. 그런데 왜 이런 업무를 하고 있지? 다른 회사를 알아봐야겠다.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참 힘듭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제 가설이 설득력있게 들리셨다면, 신입 또는 주니어에게 가장 중요한건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아닐까요?
회고와 깨달음을 통해 경험을 내것으로 만들다.
저는 KPT라는것을 지금 회사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하지만 용어와 명칭만 다르지, 경험을 제것으로 체득하는 과정과 닮아있는 것 같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첫 커리어를 '콘텐츠 마케터'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많은 콘텐츠를 만들고, 또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지 고민하고, 더 시각적으로 예쁘게 만들기 위한 총력을 다했죠.
그러던 중 베타 서비스 , 즉 MVP 단계에 있는 초기 프로덕트를 기획부터 출시까지 담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때는 그야말로 '언제 관두지'였습니다. 모호한 지시사항 , 신사업부에 들어갔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과 회사의 미래라고 말하면서 모두 폭탄돌리기를 하는 상황과 들어온지 한달도 안된 나에게 급하게 처리하라는듯이 던져주는 업무 ,, 정말 절망의 연속이였죠.
저는 전공직무에서 벗어나 처음 마케터라는 직무를 경험하는것이였고, 또 단계적인 성장을 원했던 사람이였어요. 그런 성향을 가진 저에게 갑자기 들이닥친 달갑지않은 업무들은 스스로를 더욱 고통속에 밀어넣기 시작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 저는 해냈습니다.
아예 알지도 못하던 노코드툴을 배우고,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고, 매출을 직접 만들 수 있는 퍼널을 설계하고, 해당 사이트로 실제 0원에서 약 3000만원 이상의 월 매출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설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후에 더 안정적인 환경을 위해 정식 서비스 출시가 논의 되었고, 저는 이 초석을 만드는 모든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프로덕트를 개선시키기 위해 그로스 해킹을 공부했고, 정식 서비스 출시가 준비되는 시점에서는 이걸 콘텐츠에도 적용시킬 수 있도록 퍼널을 설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연 제가 '마케터'라는 틀 안에 갇혀, 이거는 내 일이 아니라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스스로를 제한했다면 이런 역할이 가능했을까요? 저는 이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역량과 한계를 더 넓힐 수 없었을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회고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저는 이 과정속에서 엄청난 불만을 품고 일을 진행했다는 것이였고, 또 고통을 겪었으며, 앞서 말한 사례들처럼 '악의 굴레'에 갇혀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서비스 기획을 해보는 마케터가 되고 나니 우리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어떤것을 해결해 줄 수 있고, 그러기 위해 퍼널적으로 무엇이 필요하고, 콘텐츠적으로는 어떤것이 필요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진행해야 하는지 와이어프레임을 그릴 수 있는 마케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직접 글로 쓰고 나니, 여러분이 어떤일을 해냈는지 감이 오시나요? 저는 스스로 참 대견한새끼구나 생각했습니다. 이 일을 겪음으로서 저는 성장했고 , 또 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을 가치를 얻었으니까요.
여러분, 꼭 회고하세요.
진짜 성장을 원한다면? 한번 해보는것도 방법이다.
일단 말로만 성장을 외칠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정말 좋은 조건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회사의 브랜드와 에셋으로 내가 하지 못했던 경험(일)을 해보는것이죠.
그래서 저는 , 저연차일수록 더욱 직군의 경계, 허상에 갇히지 않게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터는 수 많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무엇이든지, 또 어떤것이든지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정말 많은 일을 해봤습니다. 본인의 특성상으로도 그렇고, 또 새로운 일에 딱히 거리낌이 있지는 않아서요. 그래서 농담으로 스스로 잡부라고 부를 만큼 참 ,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경험해온거 같아요.
그래서 제 무기는 '슈퍼 제너럴리스트'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원동력은 제가 가진 추진력과 모든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것이고 , 그것이 곧 저라는 사람의 무기가 되며, 더 나아가 유연하게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스스로의 그릇을 마음대로 판단하면 안되며, 또 경계해야합니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살잖아요. 그런데 직업을 가지고 나게 되면, 일의 영역이 인생에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그 대신 나한테도 더 잘 맞고 좋아하는것을 하려면 경험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이 글을 읽는 주니어분들 , 경험을 두려워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