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일해본 카피라이터가 말하는 '카피라이터로 살아남기'
1.아마 글쓰기er, 프로 글쓰기er들의 이야기를 듣다
나는 아마 글쓰기er이다. (대충 아마추어라는 뜻이다) . 글을 써서 나만의 영감을 기록하고자 하는 일은 옛날부터 기획했으나, 요즘같이 글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 글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카피라이터’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생기게 되었고, 이 자리를 통해 각종 커리어에 있는 사람들과 글과 관련한 주제를 같이 얘기 나누고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고, 어떻게 영감을 얻게되는지 궁금했다.
이번 이야기의 연사는 HS애드에 속해 계시는 시니어 마케터분으로, 넷플릭스와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 성장한 스토리와 카피라이터로서 겪어온 스토리를 들어볼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카피라이터분과 글을 쓰는 약 10명의 사람들과 함께!)
2. 카피라이터의 일
“ 드라마 속에서 묘사되는, 멋있는 한 줄을 쓰는 사람?”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죠. '광고천재 이태백'같이 매스컴에서 묘사되던 드라마도 있었고, 정철, 이유미 카피라이터님 처럼 실제로 유명한 한 줄을 쓰시는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실제로 하는 일과 상대가 내가 할 거라고 기대하는 일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TVC 광고가 주가 되던 때와 달리 현재는 매체의 발달로 글을 쓰는 장벽이 낮은 시대이면서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에서만 광고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광고의 영역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Ex) 유튜브)
유튜브 편집자가 썸네일에서 어그로를 끌기 위해 한줄을 쓰기도 하고, 블로그나 브런치 등 글을 쓰는 사람과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카피라이터의 가치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생각하긴 해요.
실제로도 대행사의 AE가 급하면 글을 쓰기도 하고, 그만큼 글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에 가치있는 카피라이터가 되는 게 몹시 어렵구나,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 AI 시대의 카피라이터
AI를 경계하는 시선 Vs 툴로서 활용하는 시선
- AI는 정말로 카피라이터들의 큰 생계 위협 수단일까요?(ㅠ)
- 어쨌든 AI를 디렉션하는 건 인간이기에, 인간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심금을 울리기 위해 AI를 잘 활용하고, 오퍼레이팅을 잘 하면 된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 이렇게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툴을 잘 활용하면 센스, 감각 같은 창작자의 고유한 능력치를 빠른 시간에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 위기는 AI가 아니라 저품질 콘텐츠가 범람하는 게 문제다. 빠르게 많이 만들 수 있다보니, 이를 통해 단가를 싸게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전문가들이 위기를 느끼기 시작하는거죠. (이걸 악용하는 사람이 문제)
- 시대의 흐름도 따라가면서 내가 주목받을 수 있도록, 툴로서 활용하려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CHAT GPT에 대한 내부 시선
- gpt는 블로그 글까진 괜찮지만 한 브랜드를 타겟으로 뎁스있는 카피까지는 못쓰는 것 같다는 의견. (23년도 기준)
- OT받은 내용을 입력해서 결과를 받아봤는데, 겉으로 볼 땐 유려하지만 전혀 효과없고 감흥없는 카피를 출력함.
- gpt에서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은 ‘공감능력’. 결국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후킹하기 어려운 카피라이팅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4. 카피라이터에게 필요한 능력
“카피라이터가 가져야 하는 능력은 엉덩력과 어그로력이다”
- 엉덩력은 어떤 문제가 풀리지 않더라도 그 브랜드의 색을 담은 한줄이 나올때까지 버틸 수 있는 능력이고, 어그로력은 소비자에게 쉽게 후킹되고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다.
- “이거 00씨가 쓴 카피 맞지?” 언젠가 전 회사 동료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나만의 카피 스타일이 느껴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고, 대체 불가한 카피가 된다는 건 이런 것이구나 느꼈음
5. 영감을 발견하는 공간
‘나’라는 사람이 소비하는 모든것들에서 영감을 얻는다.
- 내가 클릭한 콘텐츠 : ‘인기 급상승 동영상과 그 콘텐츠의 댓글들’ .내가 왜 클릭했으며, 해당 콘텐츠의 제목과 썸네일에는 어떤 내용이 있었는가.
- 인스타그램 탐색 탭 , 네이버 뉴스 댓글. 요즘 누리꾼(?)은 참으로 신박하고 재밌는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걸 조금 더 다듬어서 브랜드만의 색깔로 표현할 수 있는때가 많아 문장수집생활을 즐겨하는편이다.
- 20대 시절에는 내가 주류 문화를 향유하고 있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아도 습득하는게 주였으나, 30대가 된 이후 자연스럽게 꺼내지지 않기 때문에 인스타그램 북마크를 폴더링 해두고, 아이데이션 필요할 때 다시 봄 / 핀터레스트를 많이 서치하려는 노력도 함.
- 굳이 오늘 본게 지나가는 킬링타임용 콘텐츠였더라도, 오늘 본 게 언젠가 융합이 되어 나올거야… 라는 사수의 조언으로 계속 input하고 있음
- 재밌는 카피를 많이 보고, 댓글 캡쳐해두거나, 친구들과 대화할 때 재밌는 건 다 문장을 수집해두려고 노력하는 편
6. 나만의 , 브랜드만의 색을 만드는 방법
Q. 브랜드의 색을 주는 단어들, 어떤 브랜드를 대변하는 카피 (단어 소재) 발굴하고 조합하는 센스는 어떻게 키우면 좋을까?
- 수 많은 고민과 끊임없는 탐색.
- 국어사전의 비슷한 단어와 유의어를 다 찾으며 탐색하고, 디자이너와 소통하며 우리 브랜드만의 비주얼적 표현을 해당 단어로 정의내릴 수 있을지 고민하며 디벨롭.
Q. 브랜드 이해하는 과정에 (짧은 기간에) 구조화해서 최적화하는 과정이 스스로 있는지?
- 브랜드 에셋에 대해서는 기획자가 팩트북을 정리해주기 때문에, 해당 내용 습득.
- 경쟁사 광고나 최신 광고 등을 참고하여 차별화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 고민.
- 약 3일 동안은 브랜드에 몰두하는 시간을 가지는 편.
Q. 카피를 명료하게 내리기 위해서는 글의 스킬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기존과는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을까요?
- 글은 생각을 전달하는 일이며, 스킬적인 측면(문장 구조 등)은 항상 연습하고, 비타민처럼 챙기는 것.
- 관점을 확장시켜 나아가다 보면, 이 단어부터 저 단어까지의 연결이 보이고, 의외의 연결이 있을 때, 유의어/반의어를 찾아가면서 키워드를 찾는 마인드맵을 통해 생각의 관점을 확장.
- 단어를 떠올릴 때 스케치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디자이너의 관점). "깔끔"라는 단어를 모두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다를 수 있으니까요.
Q. 브랜드를 파악하는 각자의 방식이 있나요?
- (국내 F&B기업) 윗 분들의 스테레오 타입을 깨줘야 진전이 있는 편인거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식품은 요즘 너무 허들이 낮은 편인데, 그래서 해당 브랜드보다 소비자에게 인기있는 상품을 분석하는데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다. 어떤 상품이 어떤 트렌드를 가지고 있는지 (ex. 연세우유 크림빵은 전문가의 시야에서 봤을때 100% 크림이 아닌데, 이들은 뭘로 히트가 된걸까? 하는 식의 분석)
- (개인 브랜드) 팔로워들의 피드 많이 살펴보고, 팔로워들의 라이프스타일, 팔로워들이 어떤 다른 브랜드를 팔로하고 있는지 트래킹함.
- (개인 브랜드) 어떤 글이 눈에 들어오면, 텍스트 그 이면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유의어들을 찾아보는 편. 카피라이터는 본인이 경험한 것에 대해서 쉽게 쓸 수 있어야 하며, 문제를 해결해서 재미있게 광고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브랜드의 기준과 영점을 잘 잡으면서 카피라이팅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 고객의 커뮤니티 리뷰를 보는 편 / 국내 사례만 보지 않고, 해외 사례도 보는 편 (어떻게 타깃팅했을까 역추적하며 분석해봄)
Q. 마이크로카피 / 행동을 유도하는 넓은 의미의 카피
브랜드에 관심갖게 하는 카피와 구매를 유도하는 카피가 다른 것 같은데 항상 그 ‘선’을 지키는 게 어렵다 (강압적이지 않으면서도 구매하고 싶게 만드는 카피는 뭘까?)
- 영업 방식의 언어에서 따오면 구매하고 싶게 되지 않을지 / 영업 1등 매장의 영업맨들과 인터뷰를 통해 수집
- 고객언어화 = 고객이 어떤 언어에 부정적/긍정적으로 반응하는지? 분류
7.안나의 마무리 글
사람마다 글의 방식이 있다. 나 또한 그렇고, 모든 사람이 아마 그러하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한 줄이 쓰는 ,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 방식이 궁금헀다.
나는 AF(아가리 파이터)라고는 많이 불리지만 사실 정제된 글을 잘 쓰지는 못하는 편인거 같은데, 이번 모임을 통해 여러 글을 수집하고 정제하는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 또 소비자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카피와 브랜드 카피의 차이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였다.
오늘 모임은 심지어 인터뷰를 종종 하시거나 직접 책을 발간하신분들도 나오셨다.
주니어마케터로서 너무 놀랍고 또 존경스러웠는데, 심지어는 '글'을 자신의 인생에서 어떻게 확장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분들이 있어 진짜 존경스러웠다.
나도 앞으로 열심히 아카이빙을 하며 내 글을 정제하고, 또 남들에게 읽히기 쉬운 글로 다듬는 연습을 해 나아갈것이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