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그멘테이션 가이드 : 진짜로 고객을 이해하는 법

고객중심마케팅을 설명하는 사진이다. 그로스마케팅, 세그멘테이션
출처 : https://kuljp.tistory.com/20

여러분은 '운영 중심적'인 마케팅을 하고있나요, 아니면 '고객 중심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나요?

부끄럽게도 저는 전자로 마케팅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과거 마케팅 매니저인 시절 이 쉬운 flow를 왜 고객이 이해하지 못하고 자꾸 이상한걸 물어보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짜증도 냈죠. 고객이 멍청하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아니더라고요. 고객이 물어보는건 내가 전달하는 메세지로부터 시작된 오해이고, 이는 곧 '효율'과 '데이터'에만 집착해서 생기는 아주 오만한 현상이였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사실 저는 T중의 T입니다. 공감력이 크게 좋지는 않아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려고 하면 항상 많은 고민에 빠져요.

하지만 마케팅을 하다보면 참 정성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크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볼때마다 생각하죠. '과연 나는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하고요. 오늘은 이런 고민을 밖으로 꺼내며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여정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RFM과 세그먼트

여러분은 혹시 'RFM'을 들어보셨나요? RFM은,

RFM Metrics에 관한 설명이다. RFM은 고객을 나누는 방법으로, Recency(최근), Frequency(빈도), Monetary(금액)으로 분류하는 방법이다.그로스마케팅, 세그멘테이션
  • Recency : 얼마나 최근에 구매했는가
  • Frequency : 얼마나 자주 구매했는가
  • Monetary : 얼마나 많은 금액을 지출했는가

를 약어로 하는 단어예요. 주로 고객 세분화 분석에 많이 쓰이는 말이죠.

이때 같이 세트로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세그멘테이션이라는 말이죠. 세그멘테이션은고객을 비슷한 성향과 특성별로 그룹핑하여 분류하는것을 말해요.마치 우리가 친구들을 분류할 때 '대학 동기', '직장 동료', '동호회 친구'처럼 나누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많은 고객들이 이런 개인화된 여정을 원한다고 해요. 어떤 조사에 따르면, 고객의 80%가 자신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브랜드에서 구매하고 싶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마치 단골 카페의 바리스타가 내 취향을 기억하면 (저기 라떼 걸어온다) 그곳에만 방문하는 것 처럼요.

그로스마케팅, 세그멘테이션
출처 : https://www.pushwoosh.com/blog/rfm-segmentation/

하지만 데이터만 보다 보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저는 그로스마케터라서, 내부에서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 중 하나에요. UTM을 심고, 전환 고객의 여정과 직전 유입경로를 파악하고, 각 개인이 우리가 전환 이벤트 트리거로 설정해놓은 어떤 요건들을 달성하는지 보죠.

하지만 데이터만 보다보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더라구요. 이 사람이 남긴 데이터는 결국 한 사람의 이야기같다는 것? 숫자나 그래프가 아닌, 살아 숨 쉬는 누군가의 라이프스토리인 거죠. 과거의 제 잘못을 기억하고 이쯤에서 '뭔가 잘못됐다'라는걸 깨닫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이 사람이 이 목적을 달성했다고 바로 구매확률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라는것이 대단히 어려운 질문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냉장고를 살때도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이것저것 비교하고 구매하는데, 내 우선 가치는 '가성비'였어도 결국 내부 데이터를 보는 사람은 '이 사람은 구매할 사람'으로 치부되는게 맞는건가 싶은 의문?

그래서 좋은 세그멘테이션을 하는 방법을 찾아봤어요.

저는 '어떤 특정 행동양상을 띄는 사람'을 묶어서 세그멘테이션을 하곤 하는데, 과연 이게 좋은 세그멘테이션인지는 모르겠더라구요. 저는 정성적인 부분이 꽤 약한편이기 때문에 이런걸 경계하고,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실제 이런 정의가 있는가?하고.

근데 웬걸. 비슷한게 있더라구요. 역시 공부는 끝이 없다. 바로 ADAMS라는 방법론이래요.

  • Accessible: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하는
  • Differential: 각각의 특별함이 있어야 하는
  • Actionable: 실천할 수 있어야 하는
  • Measurable: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 Substantial: 의미 있는 규모여야 하는

사실 제가 그룹을 분류할때는 Actionable, Measurable을 제외하고는 거의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개인화 된 여정'을 '데이터'로만 보았기 때문에 생겼던 결과인거죠.

그러면 어떤 세그멘테이션이 효과적일까?

허브스팟에서 가져온 고객 행동 기반 세그멘테이션 및 리드스코어링을 위한 방법. 그로스마케팅, 세그멘테이션
출처 : 허브스팟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경향성이 있어 묶을 수 있는' 데이터적인 성향과 '개인화 된 여정과 취향이 담긴' 유저 행동 로그들을 묶어서 세그멘테이션을 하는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건 나이, 성별, 소득수준 같은 인구통계학적 특성이죠. 요즘 MZMZ,, 2030 이렇게 말하는것 처럼 대표적인 세그멘테이션이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이것보다 더 고도화 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들어 저도 무엇인가를 하나 구매하려고 하면, 환경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뭔가 리사이클링이나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주로 구매하거든요. 이렇게 취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집 앞 올리브영을 가보시면, 거기 판촉물에서 딱 이런걸 느낄 수 있습니다. 올리브영이 고객 데이터가 얼마나 많겠어요. ​ 그래서 고객들의 뷰티 루틴과 화장품 구매 동기를 분석하여 카피라이팅을 뽑아낼 것 같고, 실제로 새로나오거나 올리브영이 미는 상품이 있다면 '가성비 중시형', '트렌드 민감형', 등 다양하고 뾰족한 메세징을 통해 각 그룹에 맞는 상품을 매대에서 추천하고 있어요. 정말 완벽한(?) 세그멘테이션이죠.

게다가 올리브영 앱에서 몇번의 행동을 하고 나면, 온라인 행동 패턴까지 남아서 추천 상품을 띄워줘요. 1020 패션 앱의 상징 에이블리도 특히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유명하구요. 예를 들어 어떤 시간대에 주로 쇼핑을 하는지,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등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파악해서 개인화된 CRM 메세지를 발송하고 있어요. (실제로 집에 있는 언니랑 다른 메세지를 받은적이 있음 ㅋㅋ)

끝없는 세그멘테이션으로 한발 더 가까워지는 고객 이해


세그멘테이션은 한 번 하고 안끝납니다. 고객의 니즈와 시장 환경은 계속해서 변화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세그먼트를 조정해야 하죠. 마치 인스타그램 피드처럼, 끊임없이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에 고객 VOC를 가장 많이 보기 시작했어요. 슬랙 채널에 메세지가 뜨면 호다닥 보고, 왜 이탈했는지, 왜 구매했는지 이유를 추적하고 저장해놨다가 나중에 이런 타겟고객층에겐 이런 메세지가 잘 먹히겠군.. 이라는 생각을 하며 세그멘테이션을 하고 있답니다.

결국 고객을 이해하는데 가장 쉬운건 '고객의 소리'를 듣는 거예요. 데이터만으로는 알 수 없는 인사이트가 고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에서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효율'과 '자동화'에 갇혀 이런 부분들을 애써 보지 않았던건 아닌지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설문조사, 인터뷰, SNS 모니터링 등을 통해 얻은 질적 데이터는 정말 귀합니다. 우리를 이렇게까지 써주고 답변해주다니. 하나하나 유심히 보고, 우리가 전달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한 힌트를 얻어보세요.

마치며

결론 : 완벽한 세그멘테이션은 없다. 하지만 세그멘테이션을 하다보면, 결국 가장 중요한건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건 계속해서 시도하고 개선하는 과정이에요. 처음부터 너무 많은 세그먼트를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시작은 2-3개의 핵심 세그먼트로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게 좋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너무 많은 세그먼트를 욕심내서 온갖 이벤트와 트리거를 다 만들었다가, 아주..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일단 세그멘테이션을 잘 하려면, 고객을 이해하고 개인화된 여정을 파보는것 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그럼 오늘도 반성(?)일기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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